“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럽지 아니하고 오직 전과 같이 이제도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히 되게 하려 하나니”(빌립보서 1장 20절)

 

풍요와 결실의 계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는 9월이 되면 추수되어진 열매들을 세어 보게 됩니다. 또한 일년의 삼분의 이를 보내고 나머지 삼분의 일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지 고민하는 달이기도 입니다. 존 파이퍼의 저서 “삶을 허비하지 말라” 에 40년 전 자신이 쓴 “잃어버린 세월” 이라는 시의 후렴구 ‘나 헛살았네! 나 헛살았네!’ 후렴구가 아직도 생생하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15년전 9월에 저는 파이퍼의 이 말이 너무나도 실감나는 일을 겪었습니다. 유방암으로 6개월 시한부라는 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인생의 말년도 아니고 중년에 갑작스럽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인생의 열매들을 헤아려봐야 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인생을 바쁘게,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지만 ‘나 헛살았네! 나 헛살았네!’ 라는 소리가 마음에서 들려 왔습니다. 왜냐면 제 생명의 주인되시는 창조주 하나님께 바친 삶이 아니었고 제 자신에게 바쳐진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관점에서 저에게 맡겨준 삶을 헤아려 본다면 헛살았다고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즉시 엎드려, 창조주 하나님께서 주신 제 삶을 허비하며 살았음을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든지 그 시간을 제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히 나타나는 일에 모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물론 제 건강 상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반복되는 항암치료로 인해 오히려 육신적인 제한과 연약함은 있지만 제 마음에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존귀히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그 해 9월은 제 삶을 창조주 하나님께 다시 드리는 영적 풍요와 구원의 결실을 상징하는 결단의 달이었습니다. 이제 또 하나의 9월을 맞아 그 결단을 되새기며 구원의 추수를 위해 일군으로 저를 신실케 만드시는 그리스도가 제 몸에서 존귀히 되게 하려 합니다.

 

김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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